첫눈 외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  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김재준 김부회 김진수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신기옥 이호걸 양현근 

첫눈 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18회 작성일 21-03-07 12:09

본문

첫눈1

 

이명윤

 

 

간호사가 일러준 대로 빨간 선을 따라갔다

병원에 데려가달라 한 건

처음이었다

 

천천히 동의서에 서명하는 사람은

위험한 눈빛을 배우는 사람

길을 잃기 쉬운 사람

 

잊지 말라고 그어준 밑줄처럼

빨간 선을 따라

수속을 마치고 제자리로 왔을 때

 

무심한 얼굴 사이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곳에 앉아 기다려온 사람처럼

한번도 졸음에 닿아본 적 없었던 사람처럼

편안히 졸음을 맞고 있었다

 

어디 가시지 말고 여기 꼭 계세요

돌아오는 길,

두 통의 전화를 했고

잠시 화장실에 들렀을 뿐인데

 

당신은 길고 긴 계절의 표정을

모두 지나, 어느새

황홀하게 졸음에 도착해 있었다

 


수의

 

 

이렇게 함께 누워 있으니

비로소 운명이란 말이 완전해집니다

당신을 향한 모든 절망의 말들이 내게로 와

흰 눈처럼 쌓이는군요

나는 철없는 신부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얻어 살아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자세의 천장이

지켜보는 봄날의 오후,

문밖에는 꽃과 새들과 바람이 서성이다

돌아가겠지요

 

전신 거울을 볼 수 있을까요

공원 호숫길도 궁금한 날

멀뚱멀뚱 나는 두 눈을 뜨고

거룩한 당신이었다가

우스꽝스러운 나입니다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나는 나로부터 멀리멀리 걸어가야 합니다

자꾸만 삶을 향해 흔들리는 나를 잊으려

당신을 따뜻하게 안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도록,

 

태도는 끝까지 엄숙하게,

 

 

-창작과비평2021년 봄호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에 공식도 정답도 없지만
서술은 이렇게 풀어가야 하는데...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는
학습을 해야하는 어느덧이 바로미터...
더 많이 더 깊게 더 사랑해야 하는데...
좋은시 앞에 묵념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분한 말씀이지만 고맙습니다.^^;;
며칠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오늘은 비가 내리고,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기약없는 말이겠지만 다시 뵐 때까지
늘 건강하시길요...

Total 1,051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5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8
105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1049
우선순위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5
1048
날 풀리면 댓글+ 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4-15
104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4-09
1046
하루 살이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4
104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3-31
1044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24
104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3-24
1042
새소식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3-21
1041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3-20
1040
동행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3-11
1039
달집 댓글+ 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3-10
103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3-09
1037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3-05
1036
AI 한강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3-04
1035
가시의 꿈 댓글+ 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2-27
1034
폐가를 읽다 댓글+ 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2-25
1033
오늘의 근무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2-25
1032
의미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2-19
1031
동박새 댓글+ 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2-18
1030
당번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2-14
1029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1-26
102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1-24
1027
낙타3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1-20
102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1-11
102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1-11
102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1-09
1023
환승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12-27
102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7
1021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6
1020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12-12
10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12-12
1018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04
101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11-29
1016
월정사 물확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1-27
101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1-18
1014
비츠 풍차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11-16
101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1-14
101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1-11
1011
독버섯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1-05
1010
아마존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1-04
100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1-02
100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0-28
1007
지성의 숲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10-23
1006
은어들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23
1005
흑장미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18
1004
벌초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0-16
1003
그러게요 댓글+ 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10-15
1002
어떤시위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0-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