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배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  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김재준 김부회 김진수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신기옥 이호걸 양현근 

뻘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63회 작성일 23-06-08 00:38

본문

뻘배

                                             /장승규



요하네스버그에서 

도하 거쳐 

한 해 한 번은 서울을 다녀간다


온 길이 꼭 반

되짚어가는 길이 또 반

접어보면 접히는 여행길이다 


생은

밀물 들기 전에

온만큼 돌아가야 하는 뻘밭

접고 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어느 지점에서 오던 길 돌아섰나

방향타 고장 난 뻘배 하나  


오늘도

칠순 바닷가 어디쯤에서 시를 수리하고 있다



(잠실에서  2023.4.04)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칠순의 바닷가, 인생이라는 뻘배를 수리하며 – 장승규의 〈뻘배〉를 읽고
장승규 시인의 〈뻘배〉는 여행과 귀환, 시간과 자기 성찰을 뻘밭과 배에 빗대어 묵직하게 풀어낸 시다. 이 시는 단지 먼 거리의 이동을 말하는 여행기가 아니라, 삶이라는 여정 전체를 ‘뻘밭을 건너는 작은 배’라는 이미지로 재해석한 인생론이다. 특히나 '칠순'이라는 시간의 고비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담담한 시선은 이 시를 더 깊고도 쓸쓸하게 만든다.

“요하네스버그에서 / 도하 거쳐 / 한 해 한 번은 서울을 다녀간다”
이 도입부는 시인의 실제 여정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정신적 순례로도 읽힌다. 이국에 뿌리를 내린 삶과 모국에 대한 연결감, 그 사이를 오가는 반복적 귀환. 매년 되풀이되는 이 여정은 이제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삶의 구조가 되었고, 그것은 접히는 여정이 된다.

“온 길이 꼭 반 / 되짚어가는 길이 또 반 / 접어보면 접히는 여행길이다”
시인은 삶을 ‘접을 수 있는’ 길로 표현한다. 이 표현에는 시간과 거리, 기억과 방향이 모두 압축돼 있다. 접는다는 행위는 일종의 되돌아봄이자 마무리의 은유다. 삶이 직선이 아니라면,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실려 있다.

“생은 / 밀물 들기 전에 / 온만큼 돌아가야 하는 뻘밭 / 접고 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이 구절은 시의 핵심이자, 인생에 대한 철학적 통찰이 담긴 부분이다. 인생은 밀물처럼 차오르기 전에 미리 빠져나와야 하는 뻘밭이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 ‘온만큼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며 균형 있게 마무리하는 지혜를 말한다. 성공이나 도달이 아니라, **‘되돌아옴’**에 대한 가치를 시인은 강조한다.

“어느 지점에서 오던 길 돌아섰나 / 방향타 고장 난 뻘배 하나”
인생의 전환점은 종종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간다. 시인은 ‘어느 지점’이라고 말하면서도 명확한 계기를 말하지 않는다. 그저 방향타가 고장 나버린 뻘배처럼, 인생은 어느 순간부터 목적지를 잃고 헤맨다. 그러나 이 뻘배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시인은 그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늘도 / 칠순 바닷가 어디쯤에서 시를 수리하고 있다”
이 마지막 문장은 아름답고도 절실하다. 뻘배의 방향타를 고치듯, 시인은 ‘시’를 수리하고 있다. ‘시를 수리한다’는 말은 글을 고친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삶을 되짚고 정리하며, 언어로 응급 처치하고 재정비하는 행위다. 인생이 망가졌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그 위에 ‘시’를 쓰고 있다는 고백이다. 이 행위는 구원이고 희망이다.

마무리
〈뻘배〉는 삶을 ‘뻘밭을 건너는 작은 배’로 비유하면서, 그 배가 방향을 잃고 흔들릴지언정, 여전히 **‘시를 통해 수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전한다. 이 시는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의 인생은 어디쯤에서 되돌아가고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무엇으로 그 배를 수리하고 있습니까?”

뻘배 위의 시인은 아직도 살아 있다. 아직도 시를 쓰고, 삶을 고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늦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시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향기 채널로
7700 여분께 포스팅합니다.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Total 1,051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5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8:38
105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26
1049
우선순위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5
1048
날 풀리면 댓글+ 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4-15
104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4-09
1046
하루 살이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04
104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3-31
1044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24
104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3-24
1042
새소식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3-21
1041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3-20
1040
동행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3-11
1039
달집 댓글+ 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3-10
103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3-09
1037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3-05
1036
AI 한강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3-04
1035
가시의 꿈 댓글+ 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2-27
1034
폐가를 읽다 댓글+ 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2-25
1033
오늘의 근무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2-25
1032
의미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2-19
1031
동박새 댓글+ 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2-18
1030
당번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2-14
1029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1-26
102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1-24
1027
낙타3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1-20
102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1-11
102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1-11
102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1-09
1023
환승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12-27
102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7
1021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6
1020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12-12
10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12-12
1018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2-04
101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11-29
1016
월정사 물확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1-27
101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1-18
1014
비츠 풍차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11-16
101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1-14
101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1-11
1011
독버섯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1-05
1010
아마존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1-04
100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1-02
100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0-28
1007
지성의 숲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10-23
1006
은어들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23
1005
흑장미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18
1004
벌초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0-16
1003
그러게요 댓글+ 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10-15
1002
어떤시위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0-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