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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찌를 담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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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31회 작성일 23-12-05 00:11

본문

장아찌를 담그며

성영희


햇마늘을 까서 절임물에 담근다
투명한 유리병에 탱글탱글한 마늘들
녹변 현상을 없애려면 햇볕을 가려야 한다던
어머니 말씀 생각나
두꺼운 담요로 꼭꼭 덮어 둔다
땅속 긴 엄동을 견디고도
어둠 속에 삭아야 제 빛깔이라니
문득 간장 속 마늘들이
우주를 떠도는 은하수 같다
곰도 환생하게 만들었다는
맵고 아린 맛을 삭히는 동안
간간이, 눈물 쏙 빠지게
어머니가 그리운 것은
거저 받아만 왔던 사랑에 대한
때늦은 후회
나는 또 얼마나 가슴이 아려야
없는 어머니를 부르지 않을까
한겨울 마늘밭은
육 남매를 끌어안고 대륙을 횡단하던
어머니의 작은 우주였다



<2023년 대일문학 제26집>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르지 않기는,
점점 더 찾게 될겁니다.
세월 가면 잊힌다고요?
새 하얀 거짓말이 더이다.
살아보면 압니다. 그 질긴 것들의 속성을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침 꼴깍 하며 읽다
어머니 소리에 가심이 가심이...
턱 맥힙니다
저 역시 막둥이라 그런지
울엄마가 더 그립습니다,
엄마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는 나이들수록 그 이름이
가슴에 깊이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어머님이 살아계신데
안 계신 날을 상상하니 먹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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