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장승규 박미숙 이승민 박  용 최정신 허영숙 임기정 조경희
이명윤 정두섭 김재준 김부회 김진수 김용두 서승원 성영희
문정완 배월선 양우정 윤석호 신기옥 이호걸 양현근 

두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04회 작성일 24-01-20 13:21

본문

두 사람

                                        /장승규




모자람이 클수록

서로를 애절히 당기는가 보다


움푹 파인 서로의 모자람이 서로를 꼬옥 쥐고 있는 

두 눈사람

연민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서

이 밤, 다시 내리는 눈


돌아가는 길은 이미 눈 속에 묻혔고 


이제

알리다 켈리의 '아모레 미오'를 들으면서 

우리는 갈 수 없는 길을 얘기한다 

벽난로는 타닥타닥 타고

'가지 않은 길'보다  

갈 수 없는 이 길은 지금 더 애절하다


아직

흰머리에 흰 눈은 녹을 줄을 모르는데

밤이 깊도록 

함박눈은 계속 내리고


우리는 이제 

알리다의 진노 메모로, 이 끝소절을 들어야 한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3.12.17)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문: 갈 수 없는 길 위의 사랑 – 장승규의 〈두 사람〉을 읽고
장승규 시인의 〈두 사람〉은 사랑의 본질을 섬세하게 응시하는 시다. 특히 ‘모자람’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에게 더 깊이 기대고 닿으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눈 오는 겨울밤의 정경과 겹쳐 깊은 서정을 자아낸다.

“모자람이 클수록 / 서로를 애절히 당기는가 보다”—시의 첫 문장은 모든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다. 사람은 온전하기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자라기에 사랑하고, 그 결핍이 서로를 당긴다는 인식. 이 고백은, 사랑이란 결국 서로의 허기를 조용히 감싸 안는 일이라는 삶의 진실을 말해준다.

시인은 두 사람을 “두 눈사람”에 비유한다. 움푹 파인 허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기대어 선 눈사람. 이 비유는 정겹고도 슬프다. 결핍이 서로를 지탱한다는 이 아름다운 역설은, 눈사람이라는 겨울의 형상을 통해 더 깊은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연민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서 / 이 밤, 다시 내리는 눈”—이 구절에서 눈은 단지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의 감정이고, 조용한 위로이며, 두 사람을 다시 덮는 기억이다.

시의 중반부터는 시간과 공간이 흐릿해진다. “돌아가는 길은 이미 눈 속에 묻혔고”—돌아갈 수 없는 시간, 되돌릴 수 없는 관계의 흐름. 이 눈은 되돌림이 아니라 덮음이며, 과거와 현실을 조용히 봉인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
“우리는 갈 수 없는 길을 얘기한다 / … / '가지 않은 길'보다 / 갈 수 없는 이 길은 지금 더 애절하다”—이 부분은 시의 핵심 정서가 응축된 대목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을 연상시키면서, 시인은 보다 더 현실적인 상실감을 말한다. 선택하지 않은 길이 아니라, 이제는 물리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갈 수 없는’ 길. 그 불가능성이 사랑을 더욱 애절하게 만든다.

“알리다 켈리의 '아모레 미오'”라는 음악의 언급은 시적 분위기를 한층 더 감미롭고 애상적으로 만든다. 음악이 시 속에 등장할 때, 그것은 기억과 감정의 매개체이자,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의 깊이를 대신해준다. “진노 메모로, 이 끝소절을 들어야 한다”—‘진노’라는 단어가 시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사랑은 온순하지만 동시에 뜨겁고, 체념 속에서도 불타는 감정이 있다. 그 끝소절은 아마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사랑의 끝자락, 그러나 여전히 벽난로처럼 타오르고 있는 마음의 불꽃이다.

마무리
〈두 사람〉은 관계의 본질을 바라보는 서늘하고도 따뜻한 시다. 모자람 속에서 서로를 더욱 간절히 붙잡는 사람들, 갈 수 없기에 더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 이 시는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에도 서로를 포기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애틋한 기록이다.

우리는 시인의 마지막 문장을 들으며, 조용히 되묻는다.
“나는 누구와, 어떤 길 위에서, 어느 눈 내리는 밤을 건너고 있는가?”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실향민인 아버지 또한
강 하나 건너면
바로 고향인 개성
그저 바라만 보시다
돌아가 셨지요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

Total 1,051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5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8
105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26
1049
우선순위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5
1048
날 풀리면 댓글+ 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4-15
1047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4-09
1046
하루 살이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4
1045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3-31
1044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3-24
104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3-24
1042
새소식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3-21
1041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3-20
1040
동행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3-11
1039
달집 댓글+ 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3-10
103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3-09
1037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3-05
1036
AI 한강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3-04
1035
가시의 꿈 댓글+ 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2-27
1034
폐가를 읽다 댓글+ 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2-25
1033
오늘의 근무 댓글+ 2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2-25
1032
의미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2-19
1031
동박새 댓글+ 9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2-18
1030
당번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2-14
1029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1-26
1028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1-24
1027
낙타3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1-20
1026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1-11
102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1-11
1024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1-09
1023
환승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2-27
102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2-17
1021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12-16
1020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2-12
1019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12-12
1018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2-04
1017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11-29
1016
월정사 물확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1-27
1015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1-18
1014
비츠 풍차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11-16
1013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1-14
1012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1-11
1011
독버섯 댓글+ 7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1-05
1010
아마존 댓글+ 4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11-04
1009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1-02
1008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0-28
1007
지성의 숲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10-23
1006
은어들 댓글+ 1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23
1005
흑장미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18
1004
벌초 댓글+ 2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10-16
1003
그러게요 댓글+ 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0-15
1002
어떤시위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10-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