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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루비우스적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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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2회 작성일 24-12-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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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루비우스적 하루


가장 추운 날
백화점에 걸린 봄옷을 본다는 것은
몸속 체액과 뼈대를 모두 해체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체액과 뼈대의 조감도를 펼치면
몇 개의 예시는 하얀 웃음으로
몇 개의 규칙은 철학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어김없이 중력을 거스르라는 주문

당신의 지문은 건강해요
숲의 지문이 잠시 사라진 것뿐이라는
쇼윈도를 지나는
짧아진 다리에 기우뚱한 몸통들

하루를 읽어내는 눈이 배꼽에 있는
뒤통수를 가지런히 맞춘 반쪽의 시선들 속에서
혼잣말처럼 길을 잃는다

한껏 벌린
두 팔의 손가락  두 발의 발가락 끝
넓어지고 깊어질 동그라미 안
작은 상처들이 쓸리고 쓸려 생긴 굳은살의
과거와 미래가 다정한 대변이기를

달을 꿈꾸며 만든 구획이 정갈한 길로
새것 그대로 낡아 분해될지 모를 희미한 것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빛이 휘어진 방향으로 몰려가고 있다

그림자 깊어지는 겨울 숲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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