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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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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96회 작성일 25-04-22 22:33

본문

가금류들


성영희


종합중기 마당 후미진 곳에는 닭과 청계와 기러기들을 사육하는 가금류 우리가 있다. 일찍 아내를 잃은 종합중기 사장, 병아리 한 마리 반려한 것이 지금의 농장이 되었다는데 일찍 일 마친 인부들이 모이는 저녁이나 비 오는 날이면 우리 앞 평상은 그들의 휴식처다.



오늘은 공사 하나 마무리한 사장이 미꾸라지 특별식을 제공한 것인데


기러기가 금실이 좋다는 말은
옛말 아니면 헛말,



미꾸라지 한 마리를 놓고 암, 수 기러기들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암컷이 물고 도망치는 미꾸라지를 잽싸게 낚아채 꿀꺽해 버리는 수컷, 지켜보던 중기 사장과 인부들 저것들도 사람 사는 세상과 다를 것 없다고 쯧쯧 혀를 차는데



계절에 살면 철새이고
지붕이 있는 우리에 갇히면 가금(家禽)이 된다지만

입에 맞는 음식이 있으면 늘 남편 앞으로 밀쳐 놓던 죽은 아내가 더욱 생각나는 것이었는데



금실(琴瑟)이라,
바짝 조이면 그 음이 멀리 가고
끊어지면 독수(獨守)다.


-창작산맥 2025년 봄호 초대시-




성영희

2017 경인일보,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김우종문학상, 인천문학상, 동서문학상, 농어촌문학상, 
물의 끝에 매달린시간 2023 아르코문학나눔도서 선정
시집 『섬, 생을 물질하다』 『귀로 산다』 『물의 끝에 매달린 시간』

메일: dudgml1069@hanmail.net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입에 맞는 음식이 있으면 늘 남편 앞으로 밀쳐 놓던 죽은 아내가 더욱 생각나는 것이었는데

옥수수를 삶으면
하나를 통째로 먹는 일이 없고
단단한 부분은 내가 먹고
부드러운 꽁지만을 꼭 짤라달라던 아내

오늘은 옥수수를 삶았는데...
꽁지 남겨두고
서울에 엄니 보고프다 갔으니

더 부드러울 껄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의가
"엄마는 아빠를 너무 오냐 오냐 키워"
라고 했습니다.

마눌이
"아빠는 그나마 돈 벌어오잖아"
라고 했습니다.

다 괜찮은데 '그나마'가 아렸습니다.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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