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박판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언제나 =박판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24-11-07 21:20

본문

언제나

=박판식

 

 

    나는 거울 속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누군가가 바라볼 때만 나타나는 이상한 비밀이다

    자신의 그림자가 힘겨워 쓰러진

    이가 빠진 채로 웃는 화가다

    자기가 아닌 것은 끝내 자기 안에서 빠져나간다

    나는 세계의 잉여다

    매번 허탕 치는 괘종시계다

    누군가 보아주지 않는다면 세상 그 누구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슨 모양인가

    서로를 가장 많이 소유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가

    비밀이 너무 많아 입술을 가지지 못한 나무들처럼

    그 나무들 사이로 흘러가 저수지에 이르는 길처럼

    너를 아름답게 만들지 못한다면 결코 사랑은 아니다

    여름날의 하늘로 솟아오르는 색색의 풍선들, 그것들은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사랑의 기념비다 어둠이면서도 스스로를

    빛이라고 착각하는 꿈처럼

 

 

   민음의 시 195 박판식 시집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47p

 

 

   얼띤 드립 한 잔

    시 언제나는 시 주체적 처지에서 묘사한 글이다. 시는 명경지수明鏡止水.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 잡념과 가식과 헛된 욕심이 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이다. 현실은 복잡미묘한 세계라 그 함의가 있다면 물의 정도, 물의 온도, 물의 상태, 물의 속도, 물의 정교한 손맛에 따라 다시 태어난 시, 그 시 맛을 풍부하고 섬세하게 뽑는 건 역시 자아다. 거울에 비추는 일은 시를 쓰는 자 자아의 의무다. 그러므로 시는 누군가 바라볼 때만 나타나는 이상한 비밀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그림자가 힘겨워 쓰러진 이가 빠진 채로 웃는 화가나 다름이 없고 자기가 아닌 것이 끝내 자기 안에서 빠져나간 것과 같다. 그러니까 시는 오밀조밀奧密稠密하다. 매우 세밀하면서도 교묘한 거울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매우 자상스럽고 꼼꼼함을 의미한다. 시는 세계의 잉여다. 세파에 온 정신을 실어 닦은 육이 있다면 다친 발로 그 세계를 보듬는 일이다. 매번 허탕 치는 괘종시계다. 괘종시계가 바라보는 건 늘 오 분이다. 오 분에 종을 치고 주인집 마루에 걸려있는 새벽을 더욱 성결하게 다듬어 놓는 일 역시 시다. 누군가 보아주지 않는다면 세상 그 누구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캄캄하기 때문이다. 어둠은 삼라만상이 먹칠하는 것같이 오고 검은 갯벌 밭 푹푹 빠진 발등이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슨 모양인가? 서로를 가장 많이 소유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가? 물방울이다. 거울을 보는 일, 머리를 다듬고 손질하는 일, 그리고 하얀 이 드러내고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한 번 싱긋이 웃어 보는 일이다. 비밀이 너무 많아 입술을 가지지 못한 나무들처럼 그 나무들 사이로 흘러가 저수지에 이르는 길처럼 너를 아름답게 만들지 못한다면 결코 사랑은 아니다. 입술을 가지지 못한 나무, -서비스도 기술이다. 나무란 벌거벗은 존재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상징한다. 저수지 영어로 얘기하자면 pool, 무엇을 담을 것인가? 마음 말이다. 여름날의 하늘로 솟아오르는 색색의 풍선들, 그것들은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사랑의 기념비다. 어둠이면서도 스스로 빛이라고 착각하는 꿈처럼. 개권유익開卷有益이다. 책을 열면 무엇이든 얻는 게 있고 통개중문洞開重門이듯 겹겹 닫힌 마음을 열어 놓는 일만 있을 뿐이다. 굳이 애써 떨어뜨릴 필요까지 있을까?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어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 일 그러므로 시는 언제나 거울과 같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80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68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11-10
467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11-10
467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1-09
467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1-09
467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1-09
467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11-08
467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1-08
467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11-08
4672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11-08
열람중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1-07
467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11-07
466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11-06
466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11-06
466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11-06
466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11-05
466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11-05
466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11-05
466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11-04
466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11-04
466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11-03
466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1-02
465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11-02
465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11-02
4657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11-01
465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10-31
465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0-31
465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0-30
465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0-30
465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10-29
465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0-29
465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0-28
464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10-28
464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0-27
464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0-27
464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10-26
464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10-26
464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10-25
464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10-25
4642 金富會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0-25
464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10-24
464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10-24
463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0-23
463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10-22
463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10-22
463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10-22
463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10-21
463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10-21
463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0-21
4632 김재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0-20
463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10-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