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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살 통통한 소녀 1 =채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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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2회 작성일 24-09-01 21:20

본문

볼살 통통한 소녀 1

=채호기

 

 

    소녀가 잠잘 때 어두운 숲에서

    샘물이 흘렀다. 견뎌내야 할 것으로

    가득찬 삶이 공기에 끼어

    콧구멍으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빨아들이고 내뱉는 공기의 덜컹거림이

    소녀의 육체를 파고든다.

    꿈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입은

    벌어져 있었고 모든 구멍에서 솟아나는

    성욕들을 다시 집어넣으려는 듯 팔은

    껴안고 허리는 팽팽히 당겨지고 있었다.

    청순하고, 순진하고, 호리호리하고, 소녀다운

    자만으로 자신만만한 잠의 표정. 볼살 통통한

    흰 들판과 어두운 물, 황량하게 드러나는

    방종한 성기가 흰 면 팬티 안에서 활짝

    피어났다. 오후의 긴 햇빛이 소녀의 맨살을

    깊이 찌른다. 반사광은 없고 젖은 그림자에서

    김이 피어오른다. 클로즈업하는 렌즈가

    속삭였다. 깨지 마라, 권태롭고 지겨워!

    쇠갈고리에 꿰여 전시되는 고기는

    음악적이거든!

    도살되는 잠.

 

 

   문학동네시인선 112 채호기 시집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거다 061p

 

 

   얼띤感想文

    시제 볼살을 본다. 볼은 뺨이지만 볼은 하나의 구를 형성한다. 이쪽으로 굴려보면 저쪽으로 갈 것이고 또 저쪽에서 굴러보면 이쪽으로도 올 것 같은 그런 성질을 갖는다. 시의 내용으로 봐서는 시 주체의 역할을 갖는다.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어두운 숲이 소녀를 범하는 장면이 나오고 소녀는 마치 안 주려고 앙탈을 부리듯 한데 결국은 내주고 마는 사실에 대해서 시의 주체와 객체 사이 인식과 불통에서 오는 뉘앙스를 과 접목하여 쓴 시다. 이 시를 읽는데 예전에 읽었던 시인 송찬호 선생의 시 얼음의 문장이 떠오른다. 한 번 읽으면 잘 잊히지 않는 시가 있다. 시를 읽다가 보면 여러 가지 떠오른 상이 참 많다. 갑자기 주몽이 지나가거나 그러면 주몽의 실제 아버지는 누구란 말인가? 동부여의 금와왕, 아니다. 천제(하느님)의 아들 해모수이고 어머니는 물을 다스리는 신, 하백의 딸인 유화였다. 왜 이런 신화를 얘기하느냐 하면 시는 늘 태생을 논하며 죽음을 얘기한다. 항시 시초이듯 제일 먼저 뛰어든 세계에 출현을 알리는 장이므로 시제 볼살 통통한 소녀1’ 또한 성애의 장면이 나오고 그것으로 인해 뭔가 나왔으리라는 유추다. 그러나 약간 유치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소녀가 잠잘 때 어두운 숲에서 샘물이 흘렀다. 시는 항시 잠자고 있는 소녀다. 견딜 것이냐 아니면 활짝 열 것이냐 그건 속에 짜여 있는 구성 미에 달렸다. 팔은 껴안고 허리는 팽팽히 당겨지고 있다. 팔은 여러 갈래를 상징한다. 허리라 할 때 허점과도 유사한 빈 이치쯤으로 보는 것도 괜찮고 뒤에 나오는 호리호리는 좋은 이치쯤으로 보는 것도 괜찮겠다. 클로즈업하는 렌즈, 렌즈의 성질은 유리며 굳은 물체라는 점에 착안한다. 쇠갈고리와 고기의 관계도 한쪽은 딱딱한 물질이라면 다른 한쪽은 연한 살덩이에 불과한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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