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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화 =서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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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7회 작성일 24-09-01 21:22

본문

=서효인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는 화 돋우기 일인자

    오늘은 나에게 너는 애비도 없느냐고 물었다

    그 말이 사무치게 반가워 나는 머리숱 없는

    그의 정수리를 끌어안고 뽀뽀할 뻔했다

    그리고 대답없는 것이다 아버지가 없습니다

    있는데 없다고 하래요, 아버지는 화를 냈었지

    대문 앞에 선 아저씨도 화가 나 있었다 나는

    사실만을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라고 아저씨가 그런다

    그러니까요 아저씨 그게 아니라 아까 그것은

    그러니까요 아버지 그게 그거고 그때 우리는,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는 내 아버지가 아닌데

    그의 정수리를 끌어안고 엉엉 울어본다

    아버지, 내가 아버지뻘 되는 사람에게

    삿대질하고 큰소리 좀 냈습니다.

    괜찮다 답해주는 사람 없고

    아저씨는 마침 건물주의 차를 빼주러 갔고

    화가 난다 있는데 없다고 하라니

    아저씨는 인자하게도 아우디 A7

    뒤꽁무니에 큰절을 올리고 있었다

    저건 딱 우리 아버지네, 삿대질하는

    검지가 울컥울컥 움직인다

 



   문학동네시인선 171 서효인 시집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090p

 

 

   얼띤 드립 한 잔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는 화 돋우기 일인자다. 물론 성낼 화이겠지만, 화는 대화 화로 인해 화로 연결될 것이다. 이로 화는 재앙이 될 화가 됐든 꽃이 필 화가 됐든 뭐는 이룰 것이다.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라 할 때 주차는 차가 머무르는 곳인데 차가 움직이는 물체며 구체를 대용한다면 아저씨는 당분간 그 주차를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체를 끌어내는 역할까지 맡는다. 이 시 내용에서 보면 주차장에 벌어진 일이지만, 주차장이 하나의 시적 주체의 장소가 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나를 일깨우는 건 주차장 관리하는 아저씨지만 이는 또 아버지가 된다. 까맣게 잊고 있던 내 안의 진실을 이끌며 끌고 가는 건 주차장 아저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말이 사무치게 반가워 나는 머리숱 없는 그의 정수리를 끌어안고 뽀뽀할 뻔했다. 머리숱 없다는 말 아직은 검정의 밑바탕이 없다는 것이겠고 정수리는 어떤 바른 이치가 세워진 상태가 되겠다. 다만 대문 앞에 선 아저씨는 화가 나 있었다. 나는 사실만을 말하고 싶었다. 대문, 큰 문장 앞에 마주한 아저씨다. 아저씨라는 말도 어쩌면 시에서는 아저씨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 씨앗처럼 삿대질하며 차를 빼야 할 듯한 느낌이 온다. 삿대질하면 상앗대를 써서 배를 밀어 가는 일을 말하는데 물론 싸움판에서 상대의 얼굴에다가 대고 마구 지르는 것도 맞다. 무엇을 밀고 나가는 힘이야말로 삿대질이다. 기어코 아저씨는 건물주의 차를 뺀다. 그러니까 주차한 어떤 이치 하나를 빼 간 것이 된다. 시적 주체는 화가 난다. 분명 있는데 없다고 하라 하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아저씨는 인자하게도 아우디 A7 뒤꽁무니에다가 큰절까지 올리고 있다. 아우디는 듣는다는 뜻이 있고 A7은 아칠我漆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큰절은 아주 크게 끊어버리듯 인정사정없다. 검지檢知 검사하여 알아낸다는 사실 하나 삿대질하며 울컥울컥 움직일 뿐이다. 뭐가 시적 주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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