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이 곁에 있던 사람 /중3 > 청소년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청소년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청소년시

(운영자 : 정민기)

☞ 舊. 청소년시   ♨ 맞춤법검사기

 

청소년 문우들의 전용공간이며, 1일 2편 이내에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말 없이 곁에 있던 사람 /중3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나는고양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86회 작성일 25-05-05 04:26

본문

말 없이 곁에 있던 사람
 

그런 사람이 있었다.
말을 걸지도 않았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내 표정을 유심히 들여다보지도 않았고,
위로하려는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옆에 있을 땐
내가 내 마음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말을 아끼던 날,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던 일이
나에게는 하루를 무너뜨릴 만큼 힘들었던 날,
나는 그 사람 곁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은 알고 있었다.
내가 말하지 않는 쪽을 택했을 때,
내 마음이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우리는 때때로
말보다 더 깊은 감정으로 연결되는 법을 배운다.
함께 걷는 길,
말없이 나눠 마신 커피 한 잔,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참을 침묵했던 순간.
 

돌이켜보면
그 사람은 내 마음의 안쪽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아무 말 없이,
아무 말도 묻지 않은 채.

감정이 벼랑 끝까지 밀려 있는 날에도
나는 그 사람 곁에서 울지 않았고,
그 사람은 그런 나에게 ‘괜찮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은 자주 생각나지는 않는다.
언제부터 멀어졌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날,
지하철 안 창밖을 보다 불현듯
그 사람의 조용한 옆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날의 공기,
그날의 침묵,
그날의 마음까지 따라온다.
 

그 사람은
말 없이 곁에 있어줌으로써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관계였지만,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

그런 존재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내가 그 시절을 살아낼 수 있었다는 걸

이제야,
말 없이 말해주고 싶다.

댓글목록

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과 오랫동안 벗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안하게 글을 풀어나가고
생각을 펼쳐내는 힘이 있습니다
긴 마음을 정갈하게 함축해서 풀어낼 수 있다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Total 2,108건 1 페이지
청소년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19 07-07
2107 신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5-24
2106 지푸라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20
2105 지푸라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20
2104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19
2103 홍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16
2102 홍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14
2101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5-12
2100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12
2099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11
2098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11
2097 종이에묻어버린물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11
2096 오상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11
2095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10
2094 홍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09
2093 홍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09
2092 12123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08
2091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5-02
2090 홍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5-02
2089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2
2088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26
2087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26
2086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25
2085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25
2084 오상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24
2083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23
2082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23
2081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19
2080 종이에묻어버린물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19
2079 wq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