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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오려나 봐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98회 작성일 15-08-24 19:30

본문

해 질 녘에 먹구름이 바쁘게
산을 넘어가요.

"바쁘다, 아 바쁘다~"

구름은 무엇에 쫏기고 있는 듯해요.

창을 넘어온 바람이 '숭~' 불더니
제 몸의 솜털을 '싹~' 흔들고 가요.

"없어, 음~
여기에는 먹구름이 없네."

산은 언제봐도 듬직하게
배를 깔고 누웠어요.

"에구~, 바람이 심술이구먼
태평양을 건너왔다는데
그놈의 성질머리는~"

아파트 마당의 은행나무는
열매를 떨굴까 봐 잎을 떨어요.

"안 돼, 안된다니까~
이제 초가을인데
예들은 초록도 못 벗었어"

심술 굳은 바람이
돌, 담에 올려놓은 돌멩이 하나를
넘어트리려고 용을 써요.

"이상한데, 어 꿈쩍도 안 하네
구름도 은행나무도 밀어붙였는데
어, 어~"

돌담에 돌멩이도
논두렁에 돌들도
나는 누가 쌓았는지 알아요.

"예끼 이놈들,
벼 나락 잡아먹을 놈들"

바람이 불지 않아도
허리 굽은 욕쟁이 할머니
지팡이를 허공에 휘휘 저어요.

이 바람을 이겨내면
아빠는
벼가 여문다고 말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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