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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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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7회 작성일 26-02-25 19:10

본문

가를 읽다


김부회


부서진 벽 틈에서 바람이 운다

흙벽,

깨진 벽 귀퉁이에 팔랑거리는 누런 신문지 조각

도배지조차 못 붙이고

살다, 머물다, 떠나간 나름의 이유들이

낯선 여행길을 마중 나왔다


어느 날짜로부터 정지한 뉴스의 발자국이

촘촘히 음각된 폐가

골 깊은 낡은 시간은

점점 길어지는 망각의 주름들을

스스로 늘려나가고 있다


한때의 가십과 뉴스

헌 뉴스가 된 하소연을 토렴하는 깊은 밤

제 키 보다 웃자라는 숲의 무대를

등장하다 퇴장하는 숱한 활자의 그림자들

거욷하게 떨어져 나간 벽 사이


노쇠한 지문(誌文)들을 푸석한 온몸에 채록한 채

홀로 남아 허름해진 한 채


바람과 소리가 겨끔내며 나풀거리는 계절

푸른 하늘을 실어 온 들판 달구지가

가만가만 짐을 부려 놓는

고단한 어둠의 차양 밑


달빛 아래 공손하게 등을 켜

우우웅, 모호한 소리 들을 들춰내며

길 찾는 사람을

혼자 반기고 있다


계간 문예바다 2026 봄 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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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제어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제어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폐가처럼 늙어가는 몸이 있습니다
스스로 아직은 아직은 하지만 그건 마음뿐
몸은 부서진 벽틈에서 우는 바람처럼
조금씩 삭아지고 있습니다
고단한 어둠의 차양 밑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지리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지리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부회 시인님.
훌륭한 시 잘 보았습니다.
인구소멸의 시대에 폐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쓸쓸함과 공허함을 잘 묘사하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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