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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예비군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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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408회 작성일 24-07-01 14:07

본문

*사진 -  1968. 12.5. 경향신문 1면. 


향토 예비군의 노래

 

 이명윤



  나의 아름다운 먼 나라에는 노랑 스카프를 휘날리며 스쿠터를 타고 가는 삼거리다방 누나와 벙거지를 깊게 눌러쓰고 큰 쇠가위를 찰랑거리는 호박엿 장수와 공산당보다 더 무서웠던 동네 우물귀신과 산하고 하늘하고 누가 더 푸른지 몰라도 좋았던 날들이 삐뚤삐뚤 긴 목을 가진 골목을 끼고 사이좋게 어울려 살았다


  어느 누구도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나지 않았지만 낡은 삼 층 교실 유리창 너머 그 장엄하고 씩씩한 노래가 갈매기 날개처럼 울려 퍼지면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 저잣거리엔 때 이른 술판이 벌어지기 일쑤였고 당산 풀숲에선 멧새가 새벽종이 칠 때까지 길게 울었다

 

 


   -시집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걷는사람, 2024)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진은 제가 태어나던 해, 국민교육헌장 선포 기사입니다.
사이트 접속이 불가하여, 자주 방문할 사정이 못되니 많은 양해바랍니다.
동인 여러분 건강한 여름 나십시오~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오랜만에 써 봅니다
우리는 민족.
어제의 용사들이.
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더위 건강 조심하세요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명윤님!
당산 풀숲에선 멧새가 새벽종이 칠 때까지 길게 울었다
그렇게 길게 울었군요

정겹습니다.
삼거리다방 누나도.ㅎ

일터에선 사이트 접속이 불가하더라도
집에서는 잠시 들러
좋은 시, 자주 놓고 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어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제어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국민 교육 헌장 국민 체조 국민 학교
모두가 자랑스러운 국민이던 시절 그렇게 되어야 했던 시절
참 그 시절도 오래 되었군요~~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고 울림을 주는 시,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주신 시집은 틈 날때 보고 있습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비군 지나, 민방위 지나, 어느 한적한 해안이나 지키며 살 줄 알았는데
여전히 오늘의 전사로 남아
아직도 전사로 남아
아직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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