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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강가에서 나는 매일 죽습니다 / 이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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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6회 작성일 23-03-09 15:33

본문

개 낀 강가에서 나는 매일 죽습니다

 

     유리바다 이종인

 

 

안개 낀 강가에서 나는 매일 죽습니다

어느 날 세상을 사랑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옛 습성에 젖어있던 나는

하늘에서 내려오고

하늘에서만 산다는 당신을 사랑하고야 말았습니다

 

세상 아비와 어미는

모질게도 비웃으며 그들의 사랑을 요구했지만

새벽녘 나 홀로 외진 숲을 걸을 때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당신의 약속과 만납니다

 

예전에 욕망하던 사랑을 알뜰히 버려야만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은 듯 당신의 전설이 살아나고

만년설을 녹이는 꽃으로 피어난다는데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세상 가운데 나의 고립은 불가피하여

다시 사는 얼굴로 거듭나고자

나는 오늘도 하늘을 바라보며 자꾸 죽습니다

 

문학 전문 플랫폼 시마을 "시인의향기" 게시판




 

1961년 경남 합천 출생

계간 문학사랑으로 등단

시집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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