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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길목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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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2회 작성일 25-01-30 20:53

본문

은행나무 길목

 

    ​ 박성우

 

 

초저녁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간다

두 정거장 더 가서 하차해야 하지만

은행나무 사거리에서 내려 걷는다

 

이 길을 걷는 일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길을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은행나무정육점에 들러 삼겹살 한근 산다

 

결혼을 하면서부터 17년을 살아온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은행나무 길목,

서른 중반에 신혼살림을 차려

딸애 하나 낳아 그냥저냥 잘 살다가

쉰 살을 넘겨 떠나려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아빠, 해가 꼭 사과 같아!

뜨겁고 달콤한 것들만 품고 이곳을 떠나야지

 

쉬는 날 오후면 세 식구가 함께 다녀오던

은행나무시장을 뒤돌아보니, 불빛 환하다

은행나무떡집도, 은행나무반찬집도 안녕

십칠년을 오갔으니 정이 안 들면 이상한 일,

한결같이 다니던 미용실로도 자꾸 눈길이 간다

 

지금은 사라진 가게들이 왜 자꾸 떠오르지?

주말부부를 하던 신혼 때 들르던 빵집이며

겨울엔 붕어빵을 팔기도 하던 분식집이며

언제 찾아가든 문이 열려 있던 집 앞 세탁소까지

 

저녁 식탁 위에 도란도란 꺼내놓고

이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삼겹살을 굽는다

 

박성우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창비, 2024)



 

parkswoo.jpg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0<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6<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신동엽창작상(2007), 불꽃문학상(2008), 윤동주젊은작가상(2012), 백석문학상(2018)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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