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성 / 이덕규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귀곡성 / 이덕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25-01-30 20:54

본문

귀곡성

 

​    이덕규

 

 

한겨울 들판에 서서 우는

봉두난발 마른 풀과 꽃대를 베어다가 저녁 군불을 지피고 누운 밤

누군가 우리집 지붕 위로 천발 만발 펄럭이는

광목천 같은 세찬 눈보라 허공을 찢으며 우는 소리를 들었던 거라

 

매서운 바람 끝에 매달려

다급하게 날아든 갈잎 몇 장도

오래전에 죽은 사람의 빛바랜 부음처럼 문틈에 끼어 밤새 울었던 거라

 

한데서 얼어죽은

천지간 사람 아닌 것들의 억울한 죄목들까지 벌판 끝으로 몰아가는 쇠바람 속

제 울음도 못 듣는 귀머거리 눈송이들의

먹먹한 이명 속에서도 누군가 소리 죽여 울었던 거라

 

이른 아침, 나는

밤새워 곡()을 비운 허공에

흰 빨래처럼 차갑게 빛나는 아침 허공에 더운 숨을 길게 한 번 내쉬고서

향기로 울다 간 마른 풀꽃 내음 같은

먼 조상들의 맑은 옷자락에 상기된 뺨을 스쳐도 보았던 거라

 

이덕규 시집, 오직 사람 아닌 것(문학동네, 2023)






1961년 경기 화성 출생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 』 『밥그릇 경전』 『놈이었습니다』 
『오직 사람 아닌 것』

2004 현대시작품상, 2010 시작문학상, 2016 오장환문학상, 2024 김종철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296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21 3 07-19
32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1 05-12
32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1 05-12
32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2 05-12
32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 05-08
32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1 05-08
32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1 05-08
32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4-21
32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 04-21
32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 04-21
32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 04-18
32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1 04-18
32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1 04-18
32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1 04-18
32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4 04-14
32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1 04-14
32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2 04-14
32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 04-14
32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2 04-11
32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1 04-11
32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1 04-11
32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1 04-11
32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1 04-09
32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1 04-09
32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1 04-09
32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1 04-09
32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2 02-27
32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2 02-26
32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2 02-26
32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3 02-25
32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2 02-25
32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2 02-24
32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2 02-24
32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 02-24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1 01-30
32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3 1 01-30
32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 01-30
32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1 01-30
32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1 01-30
32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2 12-30
32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2 12-30
32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 12-30
32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1 12-13
32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1 12-13
32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1 12-13
32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 12-13
32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6 2 11-30
32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1 11-30
32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1 11-30
32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1 11-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