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에게 / 전윤호 > 오늘의 시

쑥갓에게

     전윤호

쑥갓이 꽃을 피웠다

생전 처음 보는 꽃

해바라기 닮은 국화였다

상추도 꽃이 핀다고

황금처럼 노란 꽃밭이 된단다

저도 시를 쓸 수 있을까요

타고난 재능도 없는데

꽃 피기 전엔 누구나 그렇다

쓰임새가 전부인 줄 아니까

굳은 생각을 뚫는 가지 하나

조금만 더 기다리자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모든 사람은 꽃이 핀다

―전윤호 시집, 『사랑의 환율』 (달아실, 2025)

​

1964년 강원도 정선 출생

동국대학교 사학과 졸업

1991년 《현대문학》 등단

제7회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제12회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제8회 한국전문인대상 수상​

시집으로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연애소설』 『늦은 인사』 『천사들의 나라』 『봄날의 서재』

『세상의 모든 연애』『정선旌善』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나에겐 아내가 있다』 『사랑의 환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