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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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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5-06-23 17:01

본문

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 두 눈을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이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유안진 시집, 다보탑을 줍다(창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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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경북 안동 출생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정지용문학상, 월탄문학상 등 수상
시집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 『거짓말로 참말하기』 『알고(考)』
『둥근 세모꼴』 『걸어서 에덴까지』 『숙맥노트』 등  
산문집 『우리를 영원케하는 것은』 외 다수
장편소설 『다시 우는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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