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힘이 세다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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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힘이 세다
이재무
엄니는 신명이 많았다
당신의 감정을 노래로 대신하였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들으며
엄니의 내면을 읽었다
엄니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날은
까닭 없이 마음이 불안했다
노래는 엄니의 삶과 생의 양식이었고 경전이었다
그러나 엄니는 밝고 높고 경쾌한 노래보다는
어둡고 낮고 무거운 노래를 즐겨 불렀다
슬픔으로 슬픔을 문질러 닦아 내었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불렀다
어린 몸속에 청승을 담고 산 것은
엄니 때문이었다
엄니는 내게 노래를 남기고 돌아가셨다
노래를 살다 가신 엄니
나는 오늘도 엄니의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다
노래는 힘이 세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2022년 12월호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한남대 국문과,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3년 무크지 《삶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섣달 그믐』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 『주름 속의 나를 기다린다』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경쾌한 유랑』 『저녁 6시』 『길 위의 식사』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등
산문집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생의 변방에서』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등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풀꽃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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