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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나라 / 이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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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3회 작성일 22-04-26 16:32

본문

복의 나라

 

  이원숙

 

목마른 대지로부터

질퍽해진 햇발의 밀어가 도착한다

굳어진 땅을 다독이는 해비 오는 소리에

마른 가지에서 움을 틔우는

생명나무 빛을 단다

숨은 그늘을 지나온 꽃등이

붉은 속살을 감추는 자리


초야草野에 묻힌 묵시의 나라

에스겔 골짜기에는

푸른 지붕을 이고 살아가는 예비자

신들메도 풀지 못한 채

가난한 자의 허기를 벗 삼아

샘을 파고 왕의 정원을 가꾼다

방초동산의 선율은 파아란 새순처럼 해맑아

제 곡조를 이기지 못하고

축복의 다리를 높이 달고서

파랑새를 찾아 떠난다

기약 없는 불신자의 냉소가 날아드는 텃밭에서

스스로 깨어날 씨앗을 심는 미명의 새벽


낮은 울타리에 깃드는 안식은

작은 정원에서 나와서

통치자의 비밀이 열리는 문으로

시린 땅 속을 뚫고 뜨락에 흐르는 아지랑이

지평선을 돌아 나오는 아침 해가 빛나고 있는 시온

어느 봄날, 도래하는 회복의 나라로부터

 

― 《시인뉴스 포엠2020.7.16.





2012년 국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공동시집 빛에 궁굴려진 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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