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오래된 가게 / 박승자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고 오래된 가게 / 박승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8회 작성일 17-05-12 09:31

본문

작고 오래된 가게

 

박승자

 

입 안 가득 사탕이 녹지 않고 있었다

격자문에 유리로 된 엽서만한 창

눈을 바짝 대며

탁자 옆,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기록하는 외상장부가

건들건들 검은 고무줄에 묶여 있었다

엄마 콩나물죽도 맛있어요

까만 밤 같은 간장으로 질퍽한 하얀 날을 쓱쓱 비벼 먹으며 거뜬히 술래잡기도 깡통차기도 할 수 있는 걸요

속눈썹처럼 휘어지는 강을 안고 잠들어 있는 엄마를 폴짝 넘어

괘종시계 소리를 따라 들어가며 잡목림은 숨바꼭질하기 좋은 곳

가지가 맨살에 스쳐 상처투성이여도 괘종시계 안은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

자주 술래여서 동무들은 헐거운 나무문 안쪽에 연탄광에 꽁꽁 숨어 있어요

, 강이 얼며 선반 위 사이다병 터지는 소리가 폭죽 소리처럼 들려요

민물새우가 되었다 붕어가 되었다 하는 겨울달이

보내 준 엽서만한 유리창이

눈썹 위에 올려 있어 무거운 눈을 자주 비벼요

몇 개의 이가 썩어도 사탕은

입 안에 가득해서

야야,

극장 끝났냐 하는 소리가

뒷골목 건달 같은 외상장부를 툭 건드리고

함석문 닫는 소리

점빵 노란달 스위치를 내리고

그래도 그때 먹는 콩나물 멀건 죽이 얼마나 맛있는지 지금도

입 안 가득

하얗고 둥근 십 리 사탕이 녹지 않고 있었다

 


parkseungja-140.jpg

2000광주일보신춘문예 당선

2011시안신인상 당선

시집 곡두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1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5 0 06-12
8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0 0 06-09
8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2 0 06-09
8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3 0 06-07
8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6 0 06-07
8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1 0 06-05
8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6 0 06-05
8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6 0 06-02
8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5 0 06-02
8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5 0 06-01
8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3 0 06-01
8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4 0 05-31
8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7 0 05-31
8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6 0 05-30
8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9 0 05-30
8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3 0 05-29
8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2 0 05-29
8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0 0 05-26
8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5 0 05-26
8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6 0 05-25
8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9 0 05-25
8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0 0 05-24
8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3 0 05-24
8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3 0 05-23
8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1 0 05-23
8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6 0 05-22
8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7 0 05-19
8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5 0 05-19
8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8 0 05-18
8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8 0 05-18
8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2 0 05-17
8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2 0 05-17
8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4 0 05-16
8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9 0 05-16
8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8 0 05-15
8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2 0 05-1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9 0 05-12
8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3 0 05-12
8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0 05-11
8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6 0 05-11
8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5 0 05-10
8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6 0 05-10
8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0 0 05-08
8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3 0 05-08
8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1 0 05-04
8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 05-04
8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3 0 05-02
8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0 0 05-02
8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5 0 04-28
8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8 0 04-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