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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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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65회 작성일 16-09-26 12:16

본문

 

정오

 

   이현승

 

  

머리통이 익을 것처럼 볕을 내리 쬐는

태양 아래서는 모든 것들이 골똘하다.

생각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생각을 낳아서

담쟁이 저리 뻗어나가고

 

뻗치고 뻗쳐서 멎은 자리

담쟁이는 담쟁이를 지우고

생각이 생각을 지워서

만상이 저리 골똘하다.

 

만상이 한 점 골똘하다.

만상의 자리에서 올려다보면

세상을 태울 듯 불볕을 내리 쬐는 태양도

한 점 골똘하다.

 

 

1973년 전남 광양 출생
1996년<전남일보>신춘문예 당선
2002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수상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친애하는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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