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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 /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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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22-07-25 21:08

본문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

 

  신미나


 

할머니는 종이 인형처럼

납작하게 몸을 접어

영정 사진으로 들어갔다

 

내가 제사상에 올렸던 대추 씨를

혀로 굴리고 있을 때

 

할머니는 슬픔이 고단해서

자기의 두 발을 오려버렸다

 

할머니가 신던 버선을

만지작거리면

신기롭게도

주름이 하나씩 펴지고

피가 젊어져서는

 

강보에 싸여

이가 하나도 없이 웃는다

걸음마를 떼지 못한 아기처럼 웃는다

 

다시는

이런 놀이를 하지 않을 것이다

  

웹진 비유201811월호



1978년 충남 청양 생

강릉대 교육대학원 졸업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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