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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 이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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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9회 작성일 22-08-03 19:32

본문

 

  이아영 

 

못이란 글자는 아무데도 못가요

못은 한 번 박으면 움직이지 못하지요

움직이면 굽어서 못 쓰잖아요

못이란 연못이지요.

흐르지 못 하는 물이잖아요

또 못자 가 들어갔네요

연못 속엔 연꽃이 탁한 물을 정화시켜주지요

못이란 못 할 일이 없다니까요

못 할 일이 있다는 말도 되지요

못비가 오면 못밥을 먹을 수 있거든요

못이란 다 못하는 게 아니에요

아무데나 못 박으면 안되지요

편자에나 못을 박지 식도에까지 못을 박다니

참치횟집에서 참치눈물 술을 마셔본 사람은 알아요

딱 한 모금이 목에 걸려 못 넘어가거든요

못이란 뭐든지 자유자재하는 힘을 갖고 있다니까요

 

이아영 시집 돌확속의 지구본(고요아침, 2010)

 

 


경상북도 상주 출생 

2001년 자유문학》 등단

시집 돌확속의 지구본꽃요일의 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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