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없는 질문 / 천수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없는 질문 / 천수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9회 작성일 22-02-04 12:27

본문

여기에 없는 질문


  천수호

 


사랑이 좋을 때 수선화에게 사랑을 물은 적 있다

꽃의 죄는 대답이 샛노랗다는 것

누워 있어서 죄가 더 많이 보이는 날이면

사랑은 벌써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이랬다


천리도 아니고 만리도 아닌 아득한 길을

노란 꽃으로 흔들리며 가는 네 모습을

끝까지 봐주는 것이 사랑이라 믿는 게 아니랬다


그땐 웃을 수 있었다 그 색깔이 거기 있다고 믿었으니까

꽃잎에서 시작된 뒤척임이 하루를 구근으로 뭉친다는

바람의 이야기는 믿을 만 했지만

어찌 색을 두고 흔적 없이 사라질 궁리를 했는지

사랑이 좋지만 않을 때 가만가만 물어보는 것이었다


대답 대신 한 두 장의 풍경만 가만히 보내오고

그것이 색 없는 고궁(古宮)이라 어둡다는

벽돌 사진 한 장도 무심히 끼워 보내오고

천천히 문을 여는 메신저의 반응만이 아득한 기별이 될 때


이런 사실은 사랑을 꽃에게 물을 때가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랬다

사랑이라 부를 때가 많았던

그때는 보이지 않던

느린 걸음으로 꽃이 걷는 것을 보고 있었다

 

계간 포엠포엠2021년 여름호



1964년 경북 경산 출생
명지대 박사과정 수료
2003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아주 붉은 현기증』 『우울은 허밍』
수건은 젖고 댄서는 마른다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1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1 02-18
2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9 1 02-18
2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1 02-18
2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6 1 02-16
2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2 1 02-16
2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1 02-16
2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7 2 02-15
2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2 02-15
2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1 02-15
2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1 3 02-14
2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1 02-14
2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2-14
2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0 3 02-11
2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3 02-11
2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3 02-11
2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2 02-10
2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2 02-10
2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2 02-10
2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2 02-09
2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2 02-09
2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2 02-09
25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1 02-07
2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8 2 02-07
2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2 02-07
2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2 02-06
2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2 02-06
2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1 02-06
2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6 1 02-04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1 02-04
2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4 1 02-04
2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1 02-02
24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2-02
24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02-02
24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1 01-30
24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9 1 01-30
2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8 0 01-30
2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3 0 01-27
2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6 0 01-27
24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7 0 01-26
2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1 0 01-26
2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3 0 01-26
2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0 01-25
2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7 0 01-25
2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 0 01-25
2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5 0 01-24
2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6 0 01-24
24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1 01-24
24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0 01-20
24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1 01-20
24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3 0 0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