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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독서 /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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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2회 작성일 16-11-15 08:49

본문

 

밤의 독서

 

이장욱

 

 

나는 깊은 밤에 여러 번 깨어났다. 내가 무엇을 읽은 것 같아서.
나는 저 빈 의자를 읽은 것이 틀림없다. 밤하늘을 읽은 것이 틀림없다. 어긋나는 눈송이들을, 캄캄한 텔레비전을, 먼 데서 잠든 네 꿈을
다 읽어버린 것이

 

의자의 모양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눈발의 격렬한 방향을 끝까지 읽어갔다. 난해하고 아름다운,
텔레비전을 틀자 개그맨들이 와와 웃으며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잠깐 웃었는데,

 

무엇이 먼저 나를 슬퍼한 것이 틀림없다. 저 과묵한 의자가, 정지한 눈송이들이,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내 쪽을 바라보는 개그맨들이

 

틀림없다. 나를 다 읽은 뒤에 탁,
덮어버린 것이.
오늘 하루에는 유령처럼 접힌 부분이 있다. 끝까지 읽히지 않은 문장들의 세계에서

 

나는 여러 번 깨어났다. 한 권의 책도 없는 텅 빈 도서관이 되어서. 별자리가 사라진 밤하늘의 영혼으로. 그러니까
당신이 지금 읽은 것은 무엇인가?

 

밤의 접힌 부분을 펴자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장들이 튀어나왔다.
 

 

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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