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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꽃의 밀담 / 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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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42회 작성일 15-11-02 11:12

본문

춤추는 의 밀담

 

  김사람

 

 

 

허공을 마주하고 얘기하면

나의 말들이

이빨 없는 입술을 만들곤 했다

형상 있는 존재 들의 움직임은 왜 그리 여린지

 

허리 가는 여자

음악이 그녀를 만졌다

 

나는 죽어

현재를 농락하는 음악이 되었던 적이 있다

 

영혼의 실체는 음

악기는 영혼의 집

피가 고독한 사람은 영혼을 불러내곤 한다

 

지금 여기, 나는 살아서

밥을 먹고 구슬을 뱉고

커피를 마시고 꽃을 토하고

 

이웃집 신혼부부의 교성을 들으며

오래된 별자리를 찾는다

 

허리 가는 여자의 눈에서

음악이

글썽거렸다

 


kimsaram-180.jpg

 

1976년 경북 의성 출생
대구교육대학교 졸업
2008년 《리토피아》신인상 수상

시집『나는 이미 한 생을 잘못 살았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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