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밍은 거침없이 / 이병철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허밍은 거침없이 / 이병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7회 작성일 21-11-22 20:24

본문

허밍은 거침없이


  이병철



잉어는 평화롭게 헤엄치지만

물을 벗어날 수 없고

물은 거침없이 흐르지만

보를 넘어갈 수 없네


물을 벗을 수 없는 잉어의 자유와

보를 넘을 수 없는 물의 질주는

악보 안에서 평생을 사는 바이올린처럼

아름답고 성실한 반복을 연습하는 중


잉어는 평화롭고 물은 거침없고

바이올린은 느릿느릿 헤엄치다 격렬히 달려가고

나는 그 반복 속을 걷다가

새로운 해석에 또 실패한다


물을 벗어날 수 없는 잉어가 머릿속으로 헤엄쳐 오고

보를 넘을 수 없는 물이 오후의 감정을 파랗게 적시고

악보 밖으로 나온 바이올린이 내 허밍을 연주해도

불가능한 것은 다 생각 안에만 있네

생각이라는 단어를 사랑으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잉어와 물은 음악처럼 흐르고

강이 얼면 흐르는 것에서 음악이 분리되고

멈춰버린 반복은 또 다른 반복으로 흐른다는 내 생각이

비로소 풍경이라는 불가능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때

나는 천변에 살지 않으면서

천변을 벗어날 수 없는 귀신이 되었네


이제 생각은 평화롭고 허밍은 거침없고

바이올린은 같은 곡을 연주하지만

다르게 듣는 귀가 생겼다 얼음이 녹아

물이 흐르고 잉어가 헤엄치는 천변을 걷는다


해석이 막 시작되었다

해석이라는 단어를 사랑으로 바꿔도 좋다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계간 애지愛知2021년 겨울호

 



 

377513_784463_1656_99_20160309020232.jpg


1984년 서울 출생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2014년 시인수첩》 시 등단

2014년 작가세계》 평론 등단

시집오늘의 냄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1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4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1 0 12-13
24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 12-13
24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0 12-13
24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12-09
24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12-09
24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 12-09
24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0 12-08
24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9 0 12-08
24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9 0 12-08
24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12-07
24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0 12-07
24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6 0 12-07
24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12-05
24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9 0 12-05
24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12-05
24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12-02
24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0 12-02
24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8 0 12-02
24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 11-30
24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0 11-30
24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11-30
24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0 11-29
24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11-29
24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8 0 11-29
24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0 11-27
24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 11-27
24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11-27
23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11-24
23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0 11-24
23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5 0 11-23
23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6 0 11-22
23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0 11-22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8 0 11-22
23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4 0 11-21
23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2 0 11-21
23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2 0 11-21
23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11-21
23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5 0 11-17
23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 11-17
23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11-17
23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3 0 11-17
23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 11-16
23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0 11-16
23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 11-16
23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11-14
23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0 11-14
23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0 11-14
23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2 0 11-11
23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0 11-11
23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0 0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