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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성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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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9회 작성일 25-01-30 20:54

본문

귀곡성

 

​    이덕규

 

 

한겨울 들판에 서서 우는

봉두난발 마른 풀과 꽃대를 베어다가 저녁 군불을 지피고 누운 밤

누군가 우리집 지붕 위로 천발 만발 펄럭이는

광목천 같은 세찬 눈보라 허공을 찢으며 우는 소리를 들었던 거라

 

매서운 바람 끝에 매달려

다급하게 날아든 갈잎 몇 장도

오래전에 죽은 사람의 빛바랜 부음처럼 문틈에 끼어 밤새 울었던 거라

 

한데서 얼어죽은

천지간 사람 아닌 것들의 억울한 죄목들까지 벌판 끝으로 몰아가는 쇠바람 속

제 울음도 못 듣는 귀머거리 눈송이들의

먹먹한 이명 속에서도 누군가 소리 죽여 울었던 거라

 

이른 아침, 나는

밤새워 곡()을 비운 허공에

흰 빨래처럼 차갑게 빛나는 아침 허공에 더운 숨을 길게 한 번 내쉬고서

향기로 울다 간 마른 풀꽃 내음 같은

먼 조상들의 맑은 옷자락에 상기된 뺨을 스쳐도 보았던 거라

 

이덕규 시집, 오직 사람 아닌 것(문학동네, 2023)






1961년 경기 화성 출생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 』 『밥그릇 경전』 『놈이었습니다』 
『오직 사람 아닌 것』

2004 현대시작품상, 2010 시작문학상, 2016 오장환문학상, 2024 김종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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