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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비명 / 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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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6회 작성일 25-02-25 17:06

본문

름다운 비명

 

     박선희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 소리에만 귀 기울여 본 사람은 안다

한 번도 같은 소리 아니라는 거

그저 몸 뒤척이는 소리 아니라는 거

바다의 절체절명,

그 처절한 비명이 파도 소리라는 거


깊은 물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야멸치게 말하는 사람아

생의 바깥으로 어이없이 떠밀려 나가 본 적 있는가

생의 막다른 벽에 사정없이 곤두박질쳐 본 적 있는가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어쩌면 더 처절한 비명인지도 몰라

깊은 어둠 속 온갖 불화의 잡풀에 마음 묶이고 발목 잡혀서

파도칠 수 없었다고 큰소리 내지 못했다고

차라리 변명하라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저 파도 소리 때문인 것을

너를 사랑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계간 시인시각2009년 가을호

 

 

 

 


부산 출생

1999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시집 여섯째 손가락』 『사람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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