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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서사 / 변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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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회 작성일 25-04-09 17:13

본문

나무 서사 

    변예랑 

 

잎사귀들이 가지를 한 컷에 버리는 공중

몸을 떠날 때 떨켜에서의 이별을 파란으로 기록한다

가벼운 표정들이 서쪽으로 날아갈 때

그녀의 저녁이 불안을 펴고 겨울 서사를 시작한다

오래도록 달려있던 아슬아슬한 높이의 그리움

차가워진 손으로 한 장의 기도문을 적는다

둔한 입술이라 자처하며 간간이 외워 둔

숲에서 함께 나눈 파란을 눈 위에 기록한다

별이 지자 나무들이 무게 없는 시 한 편을 먹는다

삼킨 시어들이 이른 봄날 차례차례 분홍으로 일어선다

 

변예랑 시집, 빨강을 입다(시산맥, 2025)


 


본명 변순화

경북 청도 출생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평생교육학 석사

2020년 창작21 등단

시집 빨강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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