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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 호박 / 이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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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5회 작성일 21-07-05 22:00

본문

맷돌 호박

 

  이병옥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시골 친구가

햇살 종일 받은 밭둑에서

잘 여문 맷돌 호박 두 개 뚝 따

양손에 들고 신작로를 성큼 건너와

막 출발하려는 차 안으로 불쑥 들이민다

 

-갖고 가 호박죽 쒀 먹어

누런 호박 넙죽 받아들고 고맙단 말 대신

-야무지게 잘 늙었다 야

 

그러고 보니

매끈매끈한 애호박 같던 친구가

어느새 둥글둥글 가을 맷돌 호박 닮았다

 

- 이병옥 시집 별꿈을 꾸는 꽃』(책나무, 2017) 

 

 

2004년 문학세계》 수필부문, 2015년 계간 스토리문학》 시 부문 등단

수필집 달과 별처럼 은은한 빛이기를

시집 별꿈을 꾸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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