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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잘 받으시게 / 김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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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3회 작성일 21-07-08 21:12

본문

햇살 잘 받으시게

 

  김수목

 

 

아낙네들이 쪽배에서 다시마를 부리고 있네

굵고 미끌거리는 생다시마를 끌고 와서

턱없이 무거운 줄기들을

구계등 자갈밭에 널고 있네

찢어진 쪼가리까지 낱낱이 펴서 말리고 있네

흠집도 상처도 다 펼쳐 보이네

햇발을 잘 받으시게

숨기지 말고 다 드러내시게

서슴없이 가슴도 드러내고

알몸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라네

생다시마의 두껍고 번들거리는 등짝에

한낮의 땡볕이 사정없이 내리쬐일 때

짐짓 난 내 수치스러움까지

햇볕에 내말리고 있었나보네

다시마보다 먼저

내 이마에 송글송글

소금알갱이가 하얗게 말라붙고 있었네 

 

김수목 시집 바그다드 카페(문학아카데미, 2013)

 

 



commonCAGHQ3E8.jpg 


전남 강진 출생

광주고대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2000문학과 창작등단

시집으로나이테의 향기』『브레히트의 객석』『바그다드 카페

  슬픔계량사전

에세이집내 삶의 이삭줍기』『지중해를 전전하다

2013년 한국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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