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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웃음소리 /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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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1회 작성일 21-07-21 19:48

본문

흰 웃음소리

 

  이상국

 

내가 한 철

인제 북천

조용한 마을에 살며

한 사미승을 알고 지냈는데

어느해 누군가 슬피 울어도 환한 유월

그 사미는 뽕나무에 올라가 오디를 따고

동네 처자는 치마폭에다 그걸 받는 걸 보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은 바람이 다 집어먹고

흰 웃음소리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북천 물소리가 싣고 가다가

돌멩이처럼 뒤돌아보고는 했다

아무 하늘에서나 햇구름이 피던 그날은

살다가 헤어지기도 좋은 날이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온몸이 환해진다

이상국 시집 뿔을 적시며(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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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강원도 양양 출생
1976년 《심상》 등단
민족예술인상, 제1회 백석문학상, 유심작품상, 박재삼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동해별곡(東海別曲)』『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뿔을 적시며』』『달은 아직 그 달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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