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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사랑법 / 임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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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9회 작성일 21-07-25 18:06

본문

마드 사랑법

 

  임승환


 

여름 꽃의 입술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설움이 먼저 스며온다

물방울무늬의 눈물이 있기는 한 건가

그 무늬를 하나하나 떼어놓다 보면

사랑도 단색의 슬픈 배경이 되는 것은 아닌지

나는 동에서 시작하고 너는 서에서 시작하는

그렇게 선을 그어오다 보면

희미한 점 하나에서 만난다

그 점에 마음 눌러 박는 것을 보면

사랑은 이해가 필요 없는 암기과목

때로 사랑한다는 말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모르핀에 생을 의존하는 환자의 우울이나

소리 없는 울음 같은 것

금방 살육한 동물의 거친 숨소리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머물 수 없는 사랑이다

 


임승환 시집 노마드 사랑법(시산맥사, 2015)





2008년 계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첨성대, 노마드 사랑법

가곡 및 합창곡집 사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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