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슬픔 / 김경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올해의 슬픔 / 김경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0회 작성일 21-01-13 11:41

본문

올해의 슬픔

 

   김경인

 

 

요즘은 슬픔이 유행이라더군

바깥에 그냥 두어도 썩기는커녕

몇 달 동안 말랑한 떡 같다더군

주소지만 정확하게 적으면

눈물이 마르기 직전에는 도착한다더군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불탄 자리에도

지하철의 스크린도어와

쉴 새 없이 죽음을 돌리는 컨베이어벨트에도

울긋불긋 눈이 터진 매 맞은 여자와

심장이 터진 아이에게도

집집마다 위태롭게 올려 둔

종이 박스가 한순간 우르르 무너지는 것처럼

딱 그만큼의 슬픔이 제공된다더군

슬픔에도 사람마다

피와 분노와 고통의 농도가 제각기 다른 시절도 있었다지

, 옛날 일이고말고

요즘은 다 표준화되었으니까

어제 보낸 슬픔이

오늘 도착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더군

배송하던 사람이 갑자기 과로사한다 해도

고객님, 오늘은 제가 장례 중이어서

유령이 대신 배송 완료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슬픔은 빠르게 냉동 상태로 배달된다더군

정확하게 슬퍼하고 싶다면

정량만을 주문하면 된다더군

그러니 나는 이제 나 없는 슬픔에도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는군


― 《문장웹진202101월호


kimkyoungin-180.jpg


1972년 서울 출생
2001년《문예중앙》 등단
시집『 한밤의 퀄트』『얘들아, 모든 이름을 사랑해』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97건 2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0 01-25
20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 01-25
20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 01-22
20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 01-22
20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 01-22
20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 01-15
20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0 01-15
20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6 0 01-13
20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4 0 01-13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1 0 01-13
20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0 01-11
20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2 0 01-11
20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 01-11
20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0 01-08
20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 01-08
20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1 0 01-08
20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 12-29
20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12-29
20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7 0 12-28
20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12-28
20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1 12-21
20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4 1 12-21
20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9 1 12-21
20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8 1 12-16
20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6 1 12-16
20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1 12-08
20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4 3 12-08
20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2 1 12-04
20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1 12-04
20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1 12-03
20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3 1 12-03
20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1 11-30
20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3 1 11-30
20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1 11-30
20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1 11-24
20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1 11-24
20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1 11-24
20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1 11-18
20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1 11-18
20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0 1 11-14
20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1 11-14
20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1 11-10
20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 1 11-10
20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1 11-06
20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1 11-06
20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1 11-06
20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3 1 10-29
20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0 1 10-29
19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1 1 10-29
19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8 1 10-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