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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 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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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0회 작성일 21-06-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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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김기택

  

과녁에 박힌 화살이 꼬리를 흔들고 있다

찬 두부 속을 파고 들어가는 뜨거운 미꾸라지처럼

머리통을 과녁판에 묻고 온몸을 흔들고 있다

여전히 멈추지 않은 속도로 나무판 두께를 밀고 있다

과녁을 뚫고 날아가려고 꼬리가 몸통을 밀고 있다

더 나아가지 않는 속도를 나무속에 우겨넣고 있다

긴 포물선의 길을 깜깜한 나무속에 들이 붓고 있다

속도는 흐르고 흘러 녹이 다 슬었는데

과녁판에는 아직도 화살이 퍼덕거려서

출렁이는 파문이 나이테를 밀며 퍼져나가고 있다


계간 시인시대(2021, 여름호 



1957년 경기도 안양 출생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89년 <한국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김수영문학상현대문학상이수문학상미당문학상 수상

시집 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무원

』『』『갈라진다 갈라진다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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