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 김상혁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잘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 김상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97회 작성일 23-08-01 16:36

본문


못 살았다고 생각한다

 

    김상혁

 

 

최정례 선생님 죽었을 때

아주 잠깐인데 그냥 나도 죽을까 생각했어요

친한 적 없는데 언젠가 대학로 어느 술집에서

지금 아내랑 우연히 최정례 선생님한테 인사했거든요

저희 결혼합니다, 이쪽이 잔디예요, 아시죠?

했거든요, 그런데 다짜고짜 아내더러 너는 왜

이런 애랑 결혼을 하니, 하고 웃으시는데 아무래도

진심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결혼 안 할 건 아니라서

그러고 크게 웃으시니까 기분이 나쁜 게 아니었고

속으로 맞는 말 하시네 싶더라고요, 사람 잘 보네?

싶어서 저도 같이 웃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좋아했어요

그분 시를요 나중에 동쪽 창에서 서쪽 창까지읽다가

울겠더라고요 정말 나중에 꼭 이런 거 써야지 했거든요

얼마 전 읽은 황인찬 시에 이승훈 선생님이 나오길래

용기 났어요 저도 써봅니다 최정례 선생님 죽었을 때

집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어쩐지 발 주무르면서

혼잣말로 아이구, 아이구 했거든요 그래서 죽은 사람

시집 만지는데 글자 하나 문장 한 줄이 아까운 거 있죠

표지도 귀하고 표지 그림도 귀해서 저린 발 만지듯

했거든요 동네서 술 마시는데 앞에 앉은 누나가

토지문화관에서 귀신 봤다 하더라고요 그래요?

내가 어린애처럼 정말 누나, 귀신이 세상에 있어요?

취하지도 않았는데 거듭 물었더니 있지, 왜 없니

하는데 좋더라고요 사람 죽으면 다 끝이고 먼지다

알고 살지만 보세요 선생님 저 잘 살고 있습니다

잔디도 선생님 시 좋아하고 갑자기 아이도 낳았거든요

친한 적 없는데 사람 잘 보는 선생님 덕에 제가

매일 조심하며 지내고 있다 말씀드리고 싶었거든요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37월호




 


1979년 서울에서 출생 

2009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산문집 한 줄도 좋다만화책』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97건 2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5 0 08-03
19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0 12-27
19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0 05-11
19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3 0 12-13
19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3 0 05-04
19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2 0 05-16
19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1 0 05-16
19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9 0 01-12
19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8 0 06-30
19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7 0 12-20
19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2 0 12-26
19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1 0 01-25
19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8 0 11-21
19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8 0 08-28
19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3 0 04-26
19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1 0 06-29
19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0 0 02-14
19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9 0 06-27
19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9 0 07-04
19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4 0 04-21
19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8 0 06-13
19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8 0 02-21
19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7 0 12-28
19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5 0 06-16
19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8 0 02-19
19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3 0 02-26
19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3 0 04-04
19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2 0 10-21
19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1 1 08-01
19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6 0 11-21
19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0 0 12-22
19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0 0 04-03
19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6 0 07-05
19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6 2 10-23
19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4 2 07-13
19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2 0 11-06
19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8 0 12-14
19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7 0 11-26
19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6 0 11-08
19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6 0 11-08
19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3 0 02-27
19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2 0 01-03
19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2 0 04-05
19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0 0 05-08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1 08-01
19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2 1 08-11
19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 0 09-07
19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 1 08-11
19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6 0 05-09
19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7 0 01-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