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정이 / 장옥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삭정이 / 장옥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9회 작성일 16-09-08 10:15

본문

 

삭정이

 

장옥근

 


죽어간다는 것은
단지 살아있음의 부재 또는 기억을 잃어가거나
살아있는 순간의 숨결이 잊힌다는 것일까
물가의 나무는 밤새 흐르는 물소리를 몸에 새기려
그 흐름이 머리끝에서 발끝으로 뱅뱅 돌 때까지 귀를 기울이거나
어둠 속 심연으로 끝도 없이 침잠해 들어가고야
육체의 한 부분을 아무렇지 않고 내동댕이치는 말라비틀어진
팔이나 다리 한쪽 혹은 이파
남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한 외면, 애써 아무렇지 않아 한다


지금 나의 삭정이는 오른쪽 송곳니
제구실을 못한지 몇 년째 빨갛게 부풀어 올라
흔들릴 때마다 잇몸을 먹어버리는 뿌리도 없는
송곳니를 고집스럽게 뽑아내지 못한 것은
단지 내 몸 일부에 대한 집착일 것
버려야 할 것도 버릴 것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의 습성이
다른 성한 이빨들까지도 상하게 하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서
삭정이가 된 것들이 죽어가는 것들이
피돌기를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죽어간다는 것을 매 순간 간과하는 누군가의 삭정이는 아닌지
버려지지 못하는 삭정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름이 돋는데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처럼
나무가 나무이기를 죽어서도 포기하지 않는 삭정이에게로
호박 넝쿨이 힘차게 손을 뻗어왔다

 



전남 구례출생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13년 계간《시와경계》신인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200건 2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9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1 0 07-13
19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4 0 07-13
19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0 07-14
19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9 0 07-14
19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6 0 07-15
19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4 0 07-18
19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8 0 07-15
19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3 0 07-18
19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7 0 07-19
19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9 0 07-19
19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9 0 07-20
19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2 0 07-20
19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9 0 07-21
19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1 0 07-21
19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4 0 07-22
1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6 0 07-25
1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0 06-25
1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5 0 07-25
1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8 0 07-26
1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0 07-26
1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3 0 07-28
1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9 0 07-28
1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0 07-29
1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2 0 07-29
1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4 0 08-01
1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7 0 08-01
1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8 0 08-02
1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8 0 08-02
1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3 0 08-03
1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6 0 04-07
1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9 0 08-04
1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7 0 08-04
1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1 0 08-05
1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9 0 08-10
1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9 0 08-10
1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8 0 08-11
1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8 0 08-11
1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3 0 08-12
1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1 0 08-12
1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3 0 08-16
19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0 07-18
1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5 0 08-16
1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6 0 08-18
1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9 0 08-18
1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6 0 08-19
1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7 0 08-19
1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0 0 08-22
19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5 0 08-22
19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1 0 08-23
1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8 0 08-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