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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서점 / 김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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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2회 작성일 20-10-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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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서점

  ⸺이야기 상자 속으로

 

    김지명

 

 

 

    타인에게 말을 걸어볼래요?

 

    보라색 향초가 어둠을 반죽해요 연기는 느리게 내 그림자를 연소시켜 라플란드의 밤이란 책으로 옮겨 가요 구음으로 들려오는 사미족의 요이크를 따라 모르는 심장에게 편지를 써요

 

    비다 고원은 누워있어요 설원에 온몸을 펼치며 누워있어요 순록의 무게만큼 검은 낮을 걷는 목부의 견고한 뿔을 기르고 있어요 40일 동안 비다 고원은 일어나지 않아요 꽃의 경험이 없을 것 같은 지구에서 빠져나와 이부자리를 깔고 무중력의 꽃을 피우고 있어요

 

    눈 내리는 툰드라의 추위에 뼈를 깎는 종족에게 국경도 없고 간섭도 없던 종족에게 더 많은 극지에 말뚝을 박기 위해 더 많은 순록을 갖기 위해 힘겨루기가 시작 되었네요 하얀 밤 검은 낮만 있는 어느 날, 샤먼이 죽고 전통 북이 사라졌어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붙박이 말고는 붙박이밖에 몰라서 몇 채의 꼬따로 하늘을 비다 고원을 세계를 다 안아줘버려요 국왕의 길을 따라온 강압적으로 부른 찬송가 대신 가사도 멜로디도 없는 노래, 북에 그린 그림문자를 노래해요

 

    소수자들은 웅크려 펴지질 않아요 적다는 이유로 그들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밟아도 꿈틀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정되어 있어요 사미족은 언제든 희생당해도 상관없다는 그들 믿음의 지도에 종족은 눈을 굴리듯 똘똘 뭉쳐 막판까지 굴러가고 있어요

 

    오로라는 죽은 자들의 눈이에요 전쟁이란 말이 없는 하얀 대륙을 침략한 그들의 흔적을 지켜보는 눈이에요 피 묻은 침울한 평화를 지켜보는 죽은 조상들의 눈, 우리는 절대 사라지지 않겠다는 비장의 살아남은 자들의 눈을 보아요

 

    한해살이 일을 하는 나는 틈만 나면 구멍이고 틈만 보이면 낭떠러지인 현실을 데리고 왔어요 종족은 극야의 40일을 보낸 후 다시 그림자를 지닌 인간이 된다  이 차가운 문장은 나를 결박하고 해체해 뼈 하나씩 추려내고 있어요

 

    그래도 내 옛날은 잘 있겠지요?
  

    이야기 상자 속으로 수신자 없는 나를 배달해요




            ⸻시 전문 계간 《애지2020년 여름호

 

서울 출생
서울과학기술대 대학원 수료
201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쇼펜하우어 필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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