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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 윤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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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5회 작성일 20-04-07 15:15

본문

감염

 

 윤의섭

 

이건 몸에 쓰이는 후기 혹은 가장 오래 이어진 필사여서

아프기 전에 이미 아픔의 절정을 알고 마는 참어(讖語)

같은 증세로 저녁의 구름은 노을을 옮겨 적는다

꽃 내음은 바람을 적시고 바람은 멀리 한 계절을 끌고 간다

그러니까 나는 네게 복제된 증상이다

비접촉으로도 너의 고통과 결합하는 방식

물들기 쉬운 내력을 앓고 있었으므로 너는 다시 내가 불러낸 처음

어느 살점 속에 말없이 뿌리내리다 떠나가는 유목은 흔적을 남기지 않지

치명적이더라도 내게만 머물기 바라는 난치의 기억

내게서 자라나다 내 안에서 죽어야 하는 너라는 병

전이의 경로를 따라가 보면 달처럼 맴돌았다는 진단이 나올 것이다

한때 월식이 있었고 해독하기 힘든 천문이 새겨졌을 것이다

온몸으로 퍼지는 불온한 증여를 들여다본다

여기에 어떤 병명을 갖다 붙여도 가령

빗방울에 스민 구름 냄새라든가

단풍나무가 머금은 햇볕의 온기라든가

어쩌면 네게서 너무 멀어져 알아내기 힘들지라도

나는 지금 징후와 후유증 사이의 중간계를 통과하는 중이다

나는 아프기도 전에 감동했다는 것이며

물들었으므로 닮아 가야만 하는 의례를 따라

그리하여 면역이라는 영역에 들어설 때까지

 

 

시집 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1968년 경기 시흥 출생
아주대 국문과 졸업(국문학 박사)
1994년 문학과사회》등단

시집 『말괄량이 삐삐의 죽음』『천국의 난민』
『붉은 달은 미친 듯이 궤도를 돈다』 『마계』『묵시록』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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