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전 수거 차량처럼 / 신용목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중고가전 수거 차량처럼 / 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1회 작성일 18-09-27 14:30

본문

 

 중고가전 수거 차량처럼

 

    신용목

 

   비온 뒤 지구는 커다란 비눗방울 속에 갇힌 것 같다. 울고 난 뒤 너는 너만큼의 비눗방울 속에 갇힌 것 같다.

  차 마실래?
  아니,
  아무도 저어주지 않아서
  물고기는 어항 속을 저 혼자 빙빙 돈다.

   물고기는 녹지 않는다.
  아픈 사람의 입술에 물려주는 젖은 헝겊처럼 빨래가 널려 있다. 빨래는 어항 같다. 아무도 마시지 않는다.

  소리가 들린다. 차들이 왔던 길을 가는 소리.
  물속처럼,
  너는 오후를 조용히 보낸다.
  후후, 불며 졸음이 졸음을 마시는 동안에도 옷은 조금씩 빨랫감이 되어간다.

  책을 펼치고 어떤 문장도 읽지 않는다.
  그래도

   책 속에는 사랑이 있다. 이야기는 사막이거나 바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폭풍우를 건너는 낙타가 있고, 죽어버릴 거야. 문을 쾅, 닫고 나가서는 어느 모퉁이 식당에서 국수를 삼키는 순간이 있고
   책 속에도,
  책처럼 조용한 사람이 있다.
  .

  창문을 닫으려고 창가로 간다.

  너머엔 학교가 있다. 여름이 운동장에 물길을 만들고 사라진 뒤 아이들은 다시 빗방울처럼 돌아올 것이다. , , , , 전화번호를 크게 알리며 중고가전 수거 차량이 지나간다.

  어항은 식었다.



 

04825968_20080116.jpg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2000작가세계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19회 백석문학상, 18회 현대시작품상, 14회 노작문학상

2회 시작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 10-17
13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0 10-15
13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0 10-15
1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1 0 10-15
1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3 0 10-12
1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 10-12
1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0 0 10-10
1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 10-08
1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3 0 10-08
1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10-05
1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 0 10-05
1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0 0 10-02
1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 10-02
1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7 0 10-01
1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3 0 10-01
1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0 09-28
1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0 0 09-28
1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 09-27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0 09-27
1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0 09-21
1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8 0 09-21
1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 09-20
1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9-20
1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09-19
1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0 09-19
1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5 0 09-18
1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6 0 09-18
1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 0 09-17
1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09-17
1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 0 09-12
1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7 0 09-12
1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3 0 09-10
1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1 0 09-10
1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7 0 09-07
1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1 0 09-07
1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6 0 09-06
1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2 0 09-06
1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8 0 09-05
1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9-05
1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2 0 09-04
1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0 0 09-04
1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8 0 09-03
13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0 09-03
13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6 0 08-31
1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3 0 08-30
1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7 0 08-30
1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6 0 08-29
1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0 08-29
1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8 0 08-28
1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0 08-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