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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우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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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1회 작성일 24-06-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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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우대식

 

 

   바람이 몹시 부는 봄날 들판에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강가를 향해 걸을 

때 어떤 음성이 빨간 귓등을 때렸다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죄 없는 

자가 쳐라아아 페시미즘의 절대 아닌가죄 많은 자가 먼저 쳐라 했어도 

절망에 빠졌을 것이다신도 없는 봄날 들판에서 신성이 가득한 체험을 

안고 집과 점점 멀어지는 연습을 한다어린 개들은 신발을 물고 제법 멀리

나갔다 돌아오는 저녁이다집이 덜컹댄다당신에 의한 당신의 위한 

당신의 세계에 여전히 별이 뜨고 시인의 입을 빌어 아름답다 말하게 한다,

죄 없는 자벽에 기대어 한참을 서 있었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42월호

 


 

1965년 강원도 원주 출생
1999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단검』 『설산 국경』 
베두인의 물방울 

산문집 『죽은 시인들의 사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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