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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하염없이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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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95회 작성일 19-11-22 10:33

본문

겨울비, 하염없이

 

   강인한

  


초겨울인데 개나리꽃 팔랑팔랑

찬바람에 홑적삼

도망 나온 가시내 가슴처럼

베란다의 철쭉도 꽃망울을 슬쩍.

시절이 왜 이럴까

세월이 거꾸로 가는지 환장을 하였는지.

분 바른 계집애들

치마는 허벅지로 샅으로 자꾸만 올라가고,

날궂이 살인마가 날뛰는 막다른 골목

이 골목인가 저 골목인가.

담배를 개비로 팔고

술도 잔술로 팔고

독한 추억에 취한 그네

시큰한 옛 노래에 실어

내리는 겨울비, 하염없이 늙은

개는 콧등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네.

 

 -《시와 시학》2015년 봄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 『입술』 『강변북로,

시선집 어린 신에게, 시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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