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을 풀다 / 윤진화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손금을 풀다 / 윤진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1회 작성일 20-01-15 10:04

본문

손금을 풀다

 

   윤진화


당신이 이생에서 지금껏 연주한 가락이 들리거든요

손금도 악기 같아서

대금, 중금, 소금처럼 가로 불지요

당신의 비가(悲歌)는 끝이 없군요

휘몰아치는 장단이 꽤 오래됐어요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쉴 곳 없어요

푸른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아요

나뭇잎이 신명에 겨워야

휘파람새가 몰려오고, 사람이 오는데

당신에게선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죄다 죽은 영()이에요

당신은 영가를 불러야 할 사람이에요

희로애락생로병사 길흉화복흥망성쇠,

모두 단조로 흘러요

당신을 위해서는 당신이 야단법석이어야 해요

당신이 웃으면 삼라만상이 웃고

당신이 울면 천지가 울어요

당신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려요

당신의 손금에

흐르는 음악의 꼬리를 풀어놓고 도망친다면

당신은 사랑을 잃을 거예요

손금쟁이가 내 손에서 흐르는 곡조를 짚다가

다시 곱게 접어 내게 주었어요

난 받아 든 가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주먹을 쥐었어요

백팔 번 맞춰 내 가슴을 때렸어요

굵게 생긴 손금 사이로

눈물이 스며들어요, 주먹을 풀었어요

허공으로 풀어진 길

손 안에 숨어 있는 이 길을 따라가면 거기

사랑이 있다고 내 손을 맞잡고 연주해 주세요

당신의 손금을 내게 들려주세요

두 손을 악보처럼 펼치고

 

윤진화 시집 모두의 산책(문학수첩, 2019)




윤진화.jpg


1974년 전남 나주 출생

국립서울산업대 문예창작과,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창과 졸업

2005세계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우리의 야생 소녀모두의 산책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3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4 0 03-03
18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 0 03-02
18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3 0 03-02
18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03-02
18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 02-28
18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9 0 02-28
18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02-28
18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0 02-27
18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2-27
18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02-25
18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5 0 02-25
18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0 02-25
18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 02-25
18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02-03
18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 0 02-03
18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1 0 02-03
18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1 01-30
18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0 0 01-30
18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 01-30
18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8 0 01-16
18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5 0 01-16
18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1 01-16
18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1 01-15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1-15
18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01-15
18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0 1 12-12
18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8 1 12-12
18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2 1 12-12
18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3 0 11-26
18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11-26
18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1 0 11-26
18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11-22
18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1 11-22
18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3 0 11-22
18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1 11-13
18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2 0 11-13
18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6 0 11-13
18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2 1 11-07
18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 11-07
18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 11-07
18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 11-05
18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 0 11-05
18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11-05
18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0 0 11-04
18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 0 11-04
18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0 11-04
18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1 10-22
18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4 0 10-22
18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0-22
18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8 0 10-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