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아세요 / 윤석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뱀을 아세요 / 윤석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0회 작성일 20-01-30 10:08

본문

을 아세요

 
  윤석호

 

 

뱀이 왜 기어 다니는지 아세요
불안하기 때문이래요
손발 없이 귀머거리로 사는 동물은 또 없거든요
독이라도 품어야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얼마나 불안 했으면 혀가 다 갈라졌겠어요
남의 땅에 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혹시 은인을 찔러 죽인
전갈 이야기 들어 보셨어요
본능을 장전하면 갈기고 싶어지죠
본능은 의지보다 늘 앞서니까요
하지만 본능 앞에 불안이란 게 있어요
그래서 가장 위험한 것들은
불안해하는 것들이래요

 
독을 품은 것들은 기억력이 없어요
어느 한구석 오목한 데가 없기도 하지만
사실은, 뒷걸음질 칠 수 있는 담력이 없어서래요
이방의 밑바닥에 몸을 대고 살다 보면
굳이 시간을 되새기고 싶지는 않을 거예요

 
간혹, 숨 막히게 달 밝은 밤이 있잖아요
그런 날이면 통째 삼킨 먹이를 삭히며
똬리를 틀어요 철이 든거지요
저도 한번 쭉 뻗고 살고 싶겠지요
하지만 마음 놓치면 독을 품긴 힘들어져요
무딘 칼은 피차 고통이거든요

 
번질거리던 각질의 모서리가 굵게 갈라져
살을 후비며 파고든 어느 밤
제 살갗을 찢어 벗겨내며 뿌리치고,
쉼 없이 날름거리며 생을 지켜냈어요
이런 아침은 늘 뻐근해요
눈꺼풀 없이 잔 눅눅한 잠을 말려야
또 하루를 살아 갈수 있거든요
하늘에서 가장 먼 쪽으로 붙어 다니지만
햇살의 따스함을 알고 있나 봐요



윤석호 시집 4인칭에 관하여(시산맥, 2020)에서



 

   

1964년 부산 출생
2011년 미주중앙신인문학상당선

2014<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4인칭에 관하여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3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4 0 03-03
18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0 03-02
18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3 0 03-02
18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0 03-02
18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0 02-28
18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9 0 02-28
18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0 0 02-28
18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0 02-27
18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1 0 02-27
18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 02-25
18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5 0 02-25
18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0 02-25
18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 02-25
18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0 02-03
18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 0 02-03
18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1 0 02-03
18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1 01-30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1 0 01-30
18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 01-30
18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8 0 01-16
18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5 0 01-16
18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1 01-16
18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 1 01-15
18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1-15
18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 01-15
18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0 1 12-12
18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8 1 12-12
18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2 1 12-12
18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3 0 11-26
18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11-26
18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2 0 11-26
18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11-22
18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7 1 11-22
18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4 0 11-22
18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1 1 11-13
18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3 0 11-13
18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6 0 11-13
18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2 1 11-07
18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 11-07
18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4 0 11-07
18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 11-05
18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0 11-05
18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11-05
18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0 11-04
18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 0 11-04
18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9 0 11-04
18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1 10-22
18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5 0 10-22
18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5 0 10-22
18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9 0 10-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