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 신영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 신영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10회 작성일 19-08-27 09:36

본문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신영배

    

 

나무에 기대지 않고

그 여름

푸른빛에 두 다리가 녹아들었네

사랑에 빠진 여자는

숲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지

 

계단에 기대지 않고

그 시인은 사라진 방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계단이 방의 성경을 읽는

빌딩의 숲에서

어떻게 그 사라진 방으로 들어갔을까

 

어떻게 사라졌을까

문을 여는 동시에

 

흔들린다

 

무너져 내리는 숲의 한 귀퉁이를 가꾸느라

나는 사계절을 다 쓴다

물에 떠내려간 초록색 입술들을 모아

한 겹 아름다운 귀를 만들고

귓속으로 숲을 옮길까

속삭이는 나무의 말들을 모을까

 

그날은 두 손을 씨앗처럼 땅에 묻고 돌아오던 때였지

노을 속에서 물랑이 물랑물랑

등 뒤에 손목을 감추고 나는 고백했지

죽은 것처럼 슬픈

손목에선 꽃이 피어아고 있었는데

 

고백하는 동시에 날아가버리는 빛을 쫓아

물랑을 물랑물랑

 

어떤 말로 사라질 수 있을까

 

손목은 계절을 반복하고

한 아름의 수화를 가슴에 안고

나는 고백을

 

어떤 문장으로 숲을 깨울까

 

가슴을 씨앗처럼 땅에 묻고 누우면

숲이 일어날까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흔든다

 

물랑 옷을 입고 물랑 춤을

물랑 옷을 벗고 물랑 춤을  

 

 —신영배 시집『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문지, 2017)에서





sinyoungpae-150.jpg


1972년 충남 태안 출생

2001포에지로 등단

시집 기억이동장치』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물 속의 피아노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3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4 0 10-16
18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10-16
18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0 0 10-15
18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 10-15
18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4 0 10-15
18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1 10-10
18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0 10-10
18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 10-10
18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0 10-08
18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0 10-08
18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7 0 10-08
18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 10-07
18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0 10-07
18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 10-07
18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10-01
18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2 0 10-01
18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0 10-01
18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0 09-26
18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6 0 09-26
18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0 09-26
18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6 0 09-25
18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8 0 09-25
18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1 0 09-25
18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09-18
18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0 09-18
18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6 0 09-17
18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09-17
17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4 0 09-17
17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0 0 09-16
17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0 09-16
17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2 0 09-16
17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8 1 09-11
17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 09-11
17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6 0 09-11
17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7 0 09-03
17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2 1 09-03
17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1 0 09-03
17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08-27
17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6 0 08-27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1 0 08-27
17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2 0 08-26
17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0 08-26
17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2 0 08-26
17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8 0 08-19
17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0 08-19
17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1 0 08-19
17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9 0 08-13
17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 08-13
17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08-13
17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0 08-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