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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 우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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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4회 작성일 19-09-26 10:44

본문

소풍

 

  우대식

 

 

그해 겨울,

먼 나라의 밤처럼 눈은 내렸고

술을 마시고 읍내 택시 정류장 앞에 서 있다가

동네 목사님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눈은 어디서 오지요

사람은 무엇으로 삽니까

시골 교회 마루에서 밤낮으로 기도하는 목사님께

쓸데없는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드문드문 박힌 읍내 마을 불빛을 보며

피안의 강가를 서성일 아버지도 생각해보았다

이런 밤에 떠나는 소풍

긴 타이즈에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고 옆구리에 물통을 매고

눈은 어디서 오는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숙제를 받아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계간 문학과 사람2018 가을호



 

 

1965년 강원도 원주 출생
1999년 《 현대시학》등단
시집 『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단검』『설산 국경』
산문집『죽은 시인들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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