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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된 어느 저녁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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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89회 작성일 19-07-02 09:42

본문

폐기된 어느 저녁 

 

   이화영

  

 

꽃이 온다

저녁이 와도 우리는 흩어져 있었다

 

식탁에는 아무것도 없고

없는 것보다 많은 식탁보 레이스는

낡은 자세로 공기방울처럼 가볍게 흔들렸다

 

거실의 사물들이 표정 없이 어두워져간다

사료를 씹는 고양이 소리가 부럼 깨는 소리 같아

의식을 치르듯 무릎을 꿇었다

 

익명의 첫 문자를 칼질하며

어디로 튈까 망설이는 기울어진 5시

 

바람이 베란다 창문을 흔들고

깨진 화분조각 흙속에 고양이 발톱이 찍혀있다

지문을 남기는 도발적 메시지를 해독하지 않았다

 

도화선 같은 불빛이 거리에 흐르면

집들은 대개 비슷하게 행복하거나 조금씩 다르게 불행하다

 

우유‧마우스‧소주‧삼겹살‧밥공기‧드레싱과

 

강남역 10번 출구는 같은 맥락이다

치아를 닮은 사탕을 사면서 꿈이 없기를 바랬다

 

담장 너머 백일홍은 오늘도 답장이 없다

 

  —《불교문예》2017년 여름호




 

이화영1.jpg


2009정신과 표현신인상 등단

시집 침향』『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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