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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내다보는 사람 / 조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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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4회 작성일 18-12-31 09:33

본문

창밖을 내다보는 사람

 

    조정인

 

이 문장은

희미한 발설처럼 감염의 예후처럼 흐리게 날리는 눈송이로부터

시작되었다 오후 세시 근처 잿빛하늘이 크게 깃을 쳤다

 

눈이 내린다, 창과 창 사이 사실은 창문이 내린다

벌판과 벌판 사이

빈 것과 가득힌 것, 닿을 수 없는 먼 데와 손끝에 닿으면서 사라지는

거리가 동시에 출력되는 움직이는 페이지

눈 내리는 날, 창밖을 내대보는 당신은 흉중에 벌판을 가진 사람

손을 내밀어 는을 받는 당신은 손끝에 닿는 별의 거리를 이해하는 사람

히아신스와 수선화를 꿈꾸는, 순록과 새끼고라니를

버들치와 해마를 꿈꾸는 별들을 차례로 두드리는

소리 내지 않는 나무망치를 가진 사람

문장들이 육박해온다 무성 (無聲)의 백색은 얼마나 깊은 소리의

늪인가 바람조차도 상자에 담긴 공중처럼 바닥에 몸을 뉘었다

읽고 있던 창문을 놓쳤다 툭, 너는 또 너를 떨어트린 채 백색에

잠겼다 망치도 벌판도 익명과 깊이만 있는

흰 늪에 잠겼다 공중에 잠겼다

침묵의 깃털들이 성글게 공중을 쓴다, 흐리흐릿 지워지는 문체로

잠시...

머리칼에 어깨에 콧날에 속눈썹에 온통 구애처럼 닿았던 하늘

먹먹했던 고백들...... 세상은 흰 나신으로 누웠다

눈 속에 쌓인 눈의 말로 늪이 깊어간다 아직은 푹푹 빠져

더 나빠져도 괜찮을

 


―《문학과 사람2018년 봄 창간호


 

jojungin-200.jpg

 

1998년 《창작과 비평 》등단
제2회 토지문학제 시부문에서 대상
시집『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장미의 내용』,
동시집 『새가 되고 싶은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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